영화 오디세이아 2027: 청동기 시대 붕괴와 바다 민족이 만든 혼란의 세계

 

26년 7월 17일 개봉. 전사의 뒷모습
영화 오디세이아는 27년 7월 16일 개봉 예정입니다.
트로이 전쟁 이후, 오디세우스의 귀환 여정을 그린 모험 서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영화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하여, 장대한 모험 서사를 다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놀란 감독 특유의 스케일감 있는 연출과 해석을 통해, 고전적인 이야기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그러나 영화의 포스터와 공개된 사전 영상만 살펴보더라도, 이 작품이 실제 역사적 사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는 점은 이미 분명합니다. 😕

과장된 무기와 갑옷 묘사는 잠시 제쳐두더라도, 이 시대 자체가 남아 있는 기록이 매우 적어 거의 신화에 가까운 영역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관객들 역시 같은 한계에 직면하게 됩니다. 

즉, 당시 세계가 실제로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바다 민족(Sea Peoples)**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오디세이아』는 이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동일한 격변의 시대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영화속에서 펼쳐질 세계는 바다 민족이 활동하던 청동기 후기 지중해 세계와 시간적으로 겹치며, 비록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더라도 같은 역사적 환경 속에서 형성된 서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혼란과 파괴에 대한 기억은, 당대 사람들에 의해 괴물이나 대재앙, 혹은 신들의 분노와 같은 이야기로 변형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이후 역사가와 문학가들의 기록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졌을지도 모릅니다.

다시 『오디세이아』로 돌아와서, 오디세이아에서(기원전 13세기 말 ~ 12세기 초. 즉 기원전 1200년 ~ 1101년)이야기하는 시대의 이전과 이후의 역사적 배경을 간략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창을 들고 있는 무장한 늙은 전사의 모습

미케네 문명의 전성기 (기원전 약 1600~1250년)

  • 미케네, 필로스, 티린스와 같은 궁전 중심의 국가 체제 형성

  • 선형 문자 B(Linear B) 사용

  • 지중해 전역으로 확장된 광범위한 교역 네트워크

  • 강력한 전사 귀족 계급의 형성



스파르타,아테네,트로이의 위치가 묘사되어있음

여기에서 등장하는 트로이, 미케네, 스파르타, 아테네와 같은 도시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전기 시대의 모습이 아니라 청동기 후기 당시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은 하나로 통합된 ‘그리스’ 국가가 수행한 전쟁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미케네, 필로스, 스파르타, 티린스, 아테네와 같은 미케네 문명권의 궁전 국가들이 느슨하게 연합한 형태로 치러진 전쟁이었습니다.


청동기 시대 붕괴의 시작 (기원전 약 1200년경)

  • 미케네 문명권의 궁전들이 거의 동시에, 광범위하게 파괴됨

  • 히타이트 제국의 붕괴

  • 교역 네트워크의 붕괴와 함께 청동 생산의 중단

  • 연쇄적인 지진 발생 가능성과 장기간의 가뭄


위에 언급된 두 시대 사이에 트로이전쟁이 발생하였고 그 직후가 오디세이아의 시대적 배경이 됩니다.

그리고 당시의 시대는 기존에 유지되던 문명 질서가 완전히 해체되어가는 중대한 전환점이기도 했습니다.



바다민족의 본격적인 등장


바다민족 전사의 모습


역사 기록에 등장하는 바다 민족(Sea Peoples)

  • 기원전 약 1200~1150년경

  • 해상 이동과 약탈 집단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

  • 람세스 3세 재위 시기, 이집트 해안 침공 시도

  • 해안 도시와 항구 정착지의 광범위한 파괴

이들은 단일한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미 불안정해진 지중해 세계에서 문명 붕괴를 더욱 가속화한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잠깐, 여기서 왜 오디세이아  이야기를 하다가 바다민족이 나오느냐고 물으신다면

바다 민족은 오디세이아의 직접적 소재가 아니라, 그 세계관이 형성된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역사적 맥락에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디세이아는 바다 민족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바다 민족의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와 오디세이아의 배경 시기는 정확히 겹치며, 두 서사는 동일한 역사적 혼란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바다민족과 미케네인 전사의 전투

미케네 문명 붕괴 이후의 혼란기

  • 기원전 12세기 중반

  • 중앙 권력의 완전한 붕괴

  • 문자 기록의 소멸

  • 사회가 소규모 지역 공동체로 분열됨

  • 항해와 약탈이 일상적인 행위로 자리 잡음

이 시기는 『오디세이아』에 묘사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현실적인 역사적 모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오디세이아 괴물들의 모습

오디세이아』는 분명히 불안정한 세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귀향 과정에서 마주하는 사회는 중앙 권력이 약화되어 있고, 공동체는 분열되어 있으며, 해적 행위와 약탈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귀족들 사이의 권력 다툼이 빈번하고, 먼 지역과의 교류 역시 불확실한 상태로 그려집니다. 이러한 특징들은 기원전 12세기 말 청동기 시대 붕괴기의 모습과 매우 유사합니다.

다만 여기에는 하나의 중요한 복합성이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호메로스는 『오디세이아』를 기원전 8세기경, 즉 이른바 바다 민족의 활동 시기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뒤에 집필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 서사시는 먼 과거에 대한 기억과 전승, 암흑기 이후 그리스 사회가 회복되던 호메로스 동시대의 경험, 그리고 시적 상상력이 뒤섞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오디세이아』는 이미 붕괴가 끝난 세계라기보다는, 붕괴가 진행 중인 세계의 본질을 포착한 서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동기 세계의 주요 중심지였던 트로이는 막 함락되었고, 오디세우스는 바다를 떠돌며 혼란과 무법 상태를 끊임없이 마주합니다. 또한 이타카로 돌아온 뒤에는 구혼자들의 횡포를 통해 사회 질서가 무너진 현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문명이 붕괴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던 세계의 특징을 반영합니다.

한편, 이 시기에 활동하던 바다 민족은 청동기 후기 지중해 세계의 해상 집단으로, 반복적인 약탈과 이동을 통해 해안 도시와 교역망을 공격했습니다. 이들은 이미 불안정해진 문명 질서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며, 보다 광범위한 붕괴를 가속화한 존재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바다의 모습

바다 민족에 대한 고대의 인식과 신화적 전승

고대 이집트의 비문과 부조에는 바다 민족이 다음과 같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어느 땅도 그들 앞에 설 수 없었다.”
“그들은 가족과 함께 이동하였다.”

이 대목은 바다 민족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는 그들이 단순한 약탈 집단이나 침략군에 불과하지 않았음을 시사합니다.

바다 민족은 전투 집단이자, 문명 붕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던 이주민 집단이었습니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이들은 싸우기 위해 바다로 나선 사람들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세계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동해야만 했던 사람들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함께 지니고 다녔던 존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대 기록 속에서 바다 민족은 가족 단위로 이동하며 도시를 파괴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해상 침입자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역사적 기억은 시간이 흐르며 괴물, 재앙, 신들의 분노와 같은 신화적 이미지로 변형되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바다 괴물들은 집단적 역사 기억이 서사적으로 재구성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The Odyssey에 등장하는 환상적 요소들 역시 단순히 현대적 기준의 사실성만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디세이아』가 그려내는 세계는 이미 질서가 붕괴되고, 문자 기록이 사라졌으며, 인간의 경험이 오직 신화의 언어를 통해서만 전달될 수 있었던 시대입니다. 이 시기의 혼란과 공포는 괴물과 재앙, 그리고 신의 분노라는 상징으로 형상화되었고, 이러한 기억들은 세대를 거쳐 전승되며 결국 장대한 서사시로 응축되었습니다.

따라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바다 괴물과 초자연적 사건들은 역사적 사실 여부를 따지기 위한 대상이라기보다는, 문명 붕괴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기억했는지를 보여주는 서사적 장치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디세이아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괴물들

  • 폴리페모스
    외눈박이 거인(키클롭스).
    → 법과 환대가 붕괴된 세계를 상징

  • 스킬라 & 카리브디스
    피할 수 없는 두 재앙 사이의 항해
    → 붕괴기 세계에서의 생존 선택

  • 라이스트뤼고네스족
    인간을 잡아먹는 거인 종족
    → 문명 밖의 폭력적 공동체

  • 세이렌
    노래로 사람을 죽음으로 유인
    → 지식·유혹·파멸의 은유

  • 키르케
    인간을 짐승으로 바꾸는 마녀
    → 인간성 상실에 대한 공포


바다민족의 정착



어쨌든, 이 시기를 떠올릴 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느껴지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바다 민족(Sea Peoples)입니다.

바다 민족이 고대 세계 붕괴를 초래한 결정적 단일 원인이었다는 주장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엄밀히 말해 완전히 정확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바다 민족이 극도로 위협적인 존재였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바다 민족은 점차 역사 기록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정착에 성공하여 블레셋인(Philistines)으로 이어졌고, 이후 성경의 서사 속에 등장하게 됩니다. 또 다른 집단은 이집트 군대에 의해 격퇴되었거나, 주변 사회에 흡수·동화되며 점차 그 흔적을 잃어갔습니다.


미케네인 전사

고대 그리스의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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