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파한과 시라즈 거리의 환전상들 – 고대 제국을 여전히 간직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
현재 환율 기준으로 이 지폐의 가치는 약 0.73달러입니다
(1 달러당 136,900토만(1,369,000리알), 2025년 12월 27일 기준.)
이란 화폐 기준으로 1토만 = 10리알).
그리고 2달러 정도면 저렴한 한 끼 식사나 커피 한 잔을 사기에 충분한 금액입니다.
은행 같은 공식 환전소가 아닌, 거리의 비공식 환전상이나 개인 환전상들을 상대할 때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친절한 얼굴로 다가오는 사람들 눈에는 어수룩해 보이는 외국인이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란에서는 한때 드라마 주몽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중년층에게 ‘한국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곧바로 '주몽'인가봅니다
그들은 다가오며 “코리아! 주몽!”을 외치며 거래를 하자고 요청했지만, 솔직히 처음부터 그렇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믿음직스럽진 않았어요.
제가 이란에 있던 약 1년 전만 해도 환율은
달러당 57,000토만 수준이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60,000 → 70,000을 넘어 1달러당 80,000 토만을 넘는 환율이 장기간 유지되었다가 다시 내려가는 추세였는데 이 글을 쓰는 12월쯤 되니까 130,000 토만이 되었네요..
당시 바닥 환율을 제시받는 일부터(당시 1달러당 57000토만일 때, 54000토만을 부르는 양심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음) 약속한 금액보다 적은 돈을 받는 경우(저는 옆에 이란인 친구가 있어서 다 확인해줬어요)까지 온갖 상황을 직접 겪었네요.
다행히 현지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큰 피해는 모두 피할 수 있었습니다.
현지인과 함께 있을 때조차 말도 안 되는 환율을 제시하는 환전상들의 뻔뻔함에
웃음이 터져 나올 때도 있었지만
어쨋든 그 사람들은 다른 나라의 상인들에 비해 비교적 양심적인 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떼어가려 했던 금액은 200~300달러 중 고작 2~3달러 정도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외국인으로서 봐주려 하진 않았습니다.
이런 행동을 그냥 넘기다 보면 ‘한국인은 만만하다’는 인식이 생길지도 모르니까요.
환전상들이 모여 있는 거리들은 대개 도시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화유산 지역이나 공원 근처에 위치해 있어, 환전을 마친 뒤 곧바로 주변 유적지를 둘러보기에도 편합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이곳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대부분의 문화유산이 질 좋은 석재로 지어진 석조 건축물이었기 때문에
수백 년, 길게는 수천 년에 걸쳐 튼튼하게 유지되어 왔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관리는 매우 깔끔하게 잘 되어있었어요.
비록 폐쇄적인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곳곳에서 유럽인 관광객들을 종종 마주칠 수 있었고,
입장료는 현지인과 약간의 차이는 있었으나 몇 달러 수준으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침략을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페르시아인들은 언제나 다시 일어나 부흥을 이루었고 주변 국가들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고대에 마케도니아 제국에게 정복당하고, 이후에는 아랍인들에게 지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이스칸다르(알렉산더)조차 완전히 페르시아 문화에 매료되었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는 이들에게,페르시아의 유적과 문화는 피와도 같은 자존심이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공화국의 근간(현 이란의 국부 호메이니조차도 조로아스터교를 공개석상에서 모욕하고 부정했다가 이란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판을 당하고는 그 말을 철회했다고 하죠)이며, 부정하거나 지워버릴 수 없는 찬란한 과거의 영광으로 남아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들조차
“페르시아인들은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몸가짐이 우아했다. 그들은 사치를 사랑했고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을 즐겼다.”
라고 기록하며, 그들의 화려함과 부, 광대한 영토에 대해 찬사와 부러움이 섞인 표현을 남겼다고 하죠.이는 당시 페르시아라는 나라가 얼마나 웅장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이란 사람들은 먼 타국에서 제작된 영화 〈300〉 속에서 묘사된 자신들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고, 결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던거 같습니다..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이란사람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을 혐오스럽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지 여전히 신경쓰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스파한과 시라즈의 궁전들, 그리고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부유층의 저택들은
당시 페르시아의 번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유산이며, 매일 수백,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찾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관리인들은 유적과 주변 시설을 세심하게 유지하고 있었고,
실내에는 시원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어 무더위에 시달리지 않고 편안하게 예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활기찬 페르시아의 바자르(시장). 아치형 천장 아래에 직물 상인들이 늘어서 있고,
전통이 짙게 배어 있는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오전부터 오후늦게까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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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 년에 걸친 장인정신과 상징적인 문양을 담아낸 정교한 페르시아 카펫들 |
수백 년 전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남아 있는 전통 시장에서는 정교한 공예품과 장신구, 그리고 카펫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장인들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든 목각 공예와 장신구들을 살펴보던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페르시아 카펫이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페르시아 카펫을 판매해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라즈 아저씨(Iraj)’는
이곳에 있는 카펫은 마음껏 둘러봐도 된다며 따뜻한 사프란 차 한 잔을 건네주었습니다.
“카펫의 색과 문양에는 각각 다양한 의미가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보고 있는 이 무늬는 주로 부부가 된 사람들에게 선물로 보내지던 패턴입니다. 특히 카펫은 오래될수록 더 희귀한 문양을 발견할 수 있죠. 우리 가게에는 정말 오래된 것들도 몇 점 있습니다.”
그는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가 오르는 페르시아 카펫의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며,
약 50년 전에 제작된 카펫을 보여주었고, 나는 그 독특한 디자인과 문양을 감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납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그가 보여준 방명록에 적힌 세계 각국 여행자들의 후기들을 읽어보는 일이었습니다.
수공예 카펫의 경우 작은 크기는 150달러부터, 성인용 크기의 카펫은 그 두 배 정도였으며, 천연 실크로 제작된 제품은 3,000달러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곳에서는 외국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했습니다.
이라즈 아저씨는 두바이를 경유해 결제가 처리되는 시스템이 있다며, 적절한 배송비만 지불하면 카펫을 한국으로도 모두 보내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수백만 원대에 보았던 페르시아 카펫을배송비를 포함 해도 수십만 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은참기 힘든 유혹이었습니다.
게다가 사프란은 3g에 30달러에 구매할 수 있었기에,
환전한 돈으로 친구들에게 줄 선물용과 직접 맛보기 위한 용도로 몇 개를 함께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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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을 통과한 햇살이 전통적인 페르시아 실내 공간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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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세한 거울 세공과 왕실 초상 모티프로 장식된 반짝이는 페르시아식 천장. 귀족들을 위한 장인들의 호화로운 예술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
체헬 소툰 근처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부유층과 귀족들이 살았던 저택들 또한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었습니다.
궁전보다도 더 화려하게 느껴지는 옛 귀족들의 저택을 둘러보며 유럽이나 다른 나라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웅장함과 장엄함을 느낄 수 있었죠.
극도의 사치라 불러도 손색없는 거울의 방을 거닐며, 그 찬란한 아름다움에 말문이 막힌 채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라즈의 환전상 거리를 잠시 들러 환전을 마친 뒤, 마실 물을 살 가게를 찾으며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공사 현장에 있던 젊은 청년들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근처의 작은 마트에 함께 들어갔는데, 마트 주인 아저씨는 (아주 유머러스하고 좋은 분이었어요 😂)
자기 자리에 나를 앉혀 놓고는 청년들을 쫓아낸 후 저만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고는 자신의 그림들을 보여주며 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
내가 그들과 잠깐 나가서 담배만 피우고 오겠다고 여러 번 설명한 뒤에야
마지못해 허락해 주셨었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맨 위에 청년들과 찍은 사진속 뒤에 보면 그 아저씨가 몰래 우리를 따라 나와 함께 사진까지 찍었었어요.)
담배를 다 피운 후 마트 주인 아저씨에게 다시 끌려가듯 마트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누며 가게를 둘러보고 여러 가지 선물도 받았습니다.
그때 아저씨는 자신의 취미가 그림 그리기라며, 그동안 틈틈이 그려 온 수백 장의 그림들을 보여주었고, 그가 손으로 직접 그린 다양한 작품들을 하나하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그 소중한 그림들 가운데 하나를 선물로 주고 싶다며, 직접 한 장을 꺼내 자신의 사인을 적은 뒤 내게 건네주셨습니다.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아저씨가 준 선물들 중 일부는 부서졌지만, 이 그림만큼은 조심스럽게 챙겨 집까지 가져오고 싶었어요.
조금 더 머물고 싶었지만, 나는 남쪽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저는 정중하게 인사를 드린 후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첨부 용량 제한 때문에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그 거리 근처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잊히지 않네요!
활기차고 호기심이 많으며 이야기 나누기를 좋아하던 사람들. 수천 년 전 역사가들이 묘사했던 페르시아인들의 모습은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었던거 같아요.
아마도 그래서,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원에는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산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여행자을 위한 추가 정보와 주의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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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을 거쳐 육로로 이란에 입국할 경우, 너무 늦은 밤 도착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밤늦게 도착하면 환전할 곳을 찾기 어렵고, 휴대전화 개통도 사실상 불가능해요. -
2025년 3월 25일 기준, 이란의 환율은 달러당 약 98,000토만이며 2025년 12월27일 기준으로는 13만6천5백토만입니다.
제가 여행했을 당시인 2024년에는 약 57,000토만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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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매우 저렴해요, 저는 1박 8~20달러 정도의 저가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가끔 화장실 수압이 약한 경우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고, 사람들도 친절했습니다. -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는 VPN 설치가 가능한지 꼭 물어보세요.
이는 여행에 큰 도움이 되며,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부분입니다. 직원이 매우 친절하다면 소액의 팁을 주고, 이후 유료 VPN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료 VPN도 충분히 쓸 수 있지만, 유료 VPN은 성능이 매우 안정적입니다.. -
Snapp 앱은 여행자에게 거의 필수입니다.
현지에 가까운 친구가 있다면 가입을 도와달라고 요청하세요(번역기 돌리면 혼자할수있긴 할듯합니다...) 배달, 숙소 검색, 택시 호출 등 필요한 기능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
Snapp 앱으로 택시를 호출할 경우, 장거리 이동에서는 요금이 낮아 기사들이 취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명의 기사가 호출을 수락했다면 취소되기전에 페르시아어 메시지로 추가 요금을 제안해 보세요.
Snapp 요금 그대로 이동해 주는 기사도 있지만, 오래 잡히지 않는다면 약 1.5배 정도의 요금을 제안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싸니까요.
그래도 안 될 경우, 직접 택시 기사들을 찾아 가격을 흥정해보는 방법도 있어요. -
환전상과 거래할 때는 비공식 실시간 환율 채널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공식 환율은 이보다 다소 낮게 책정됩니다. -
이스파한과 시라즈의 바자르에는 고품질의 카펫과 향신료들이 많습니다.
카펫은 해외 배송도 가능합니다..
저는 이스파한에서 이라즈(Iraj) 씨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주소: https://maps.app.goo.gl/Pjq7Se9XfTft4BB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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